성소수자의 동료가 될 당신에게

한국 성소수자 노동자의 직장 경험 알아보기 :

내가 벽장 속 성소수자라면

1. 없는 사람
#1. 월요일 티타임 - 주말에 뭐했어



#2. 월요일 점심


일터에서 동료로서 함께하고 싶어요

성소수자 노동자들에게 ‘주말에 뭐했어’ 라는 질문이 가장 두렵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일터에서 동료관계는 무척 중요합니다. 노동자들은 일터에서 하루 3분의 1 이상의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동료들과 자연스럽게 친구가 되곤 합니다. 친구에 대해 알고 싶어지고, 회사 밖에선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지는 건 당연합니다. 그러나 정체성을 드러내기 어려운 성소수자들에게 동료관계를 맺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동료들이 질문을 할 때마다 자기 이야기를 숨기며 모호하게 답해야 하다보면 성소수자들은 어느새 ‘회색 인간’이 되어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게 됩니다. 스스로 ‘없는 사람’처럼 느끼기도 합니다. 자신이 실제로는 얼마나 재미있는 사람인지 보여주지 못하고, 무엇에 흥미가 있는지, 어떤 일들을 좋아하는지도 말하기 꺼려집니다. 구성원이 되지 못한 채 겉도는 사람으로 그 시간을 보내는 것은 큰 스트레스일 수 밖에 없습니다.



2. 돌봄휴가
#휴가 신청


동등하게 권리를 보장받고 싶어요

많은 성소수자들은 이미 가족을 구성하여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제도에서 배제되어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성애 중심 가족제도에 따른 차별은 성소수자에 대한 대표적인 제도적 차별입니다. 일터에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면 당연히 꼬박꼬박 받을 수 있는 가족수당과 경조사비, 휴가, 사택 사용 등에 있어 성소수자 노동자는 항상 배제되고 있습니다. 이를 두고 한 성소수자 노동자는 ‘우리가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걸 월급통장을 보며 매달 확인하는 것’이라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결혼하지 않은 사람’을 ‘책임감 없는 사람’으로 치부하는 직장 문화는 성소수자를 비롯한 ‘비혼’자의 진급 기회를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합니다. 이는 다양한 가족 상황에 대한 차별인 동시에 노동자들의 삶에서 ‘비혼’이라는 선택지를 빼앗는 것입니다.

성소수자 노동자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일할 수 있는 일터 환경의 조성은 이러한 차별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제도적인 평등이 보장된다 하더라도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 편견과 낙인이 사회 전반에 남아 지속된다면 성소수자 노동자의 커밍아웃은 불가능한 일로 남아 정비된 제도를 무용지물로 만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3. 성별 이분법
#1. 단체티 맞춘 날



#2. 네 동료 중에도 있다


있는 그대로 존중받고 싶어요

상당수의 일터 내 환경은 성별이분법에 따라 철저하게 구분되어 있습니다. 근무복 착용, 화장실 및 휴게실의 이용 등과 같이 업무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성별이분법을 적용한 것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성별로 나누어진 일터 환경은 성소수자 노동자의 존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성별이분법이라는 획일적인 기준을 개인에게 강요한다는 점에서 폭력에 준하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비단 성소수자 노동자 뿐만 아니라 ‘여성적인’ 혹은 ‘남성적인’ 기준에 따라 개인을 재단한다는 점에서 반드시 바뀌어야할 문화이기도 합니다.